최근 뉴스에서 심심찮게 들리는 '폰지 사기'가 무엇인지 뜻, 유래 등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제가 처음 '폰지 사기'라는 용어를 접한 건 최근 유행하는 걸으면서 돈 버는 앱 'M2E(Move to Earn)'서비스의 종류인 스테픈, 스니커즈, 스웻코인 등에 대한 기사를 보면서 였어요. 그리고 얼마 전 터진 테라와 루나 가상화폐 폭락 사태에 대한 기사에서도 이것이 폰지사기가 아니냐는 말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폰지 사기란 무엇이고, 어디에서 유래된 말일까요?
폰지 사기[Ponzi Scheme] 의 뜻
실제 이윤 창출 없이 신규 투자자의 돈으로 기존 투자자에게 이자나 배당금을 지급하는 방식의 다단계 금융사기를 말합니다. 폰지게임(Ponzi game)이라고도 합니다.
폰지 사기의 유래
폰지사기는 1920년대 미국에서 찰스 폰지(Charles Ponzi)가 벌인 사기 행각에서 유래된 말이에요. 찰스 폰지(1882~1949)는 이탈리아인으로 1903년 미국으로 건너온 뒤 도박과 낭비를 일삼다가 전과자가 되기도 했어요.
1919년 국제우편 요금을 지불하는 대체수단인 국제우편 쿠폰이 당시 1차 세계대전을 겪으면서 크게 변한 환율을 적용하지 않고 전쟁 전의 환율로 교환되는 점에 착안해서 해외에서 이를 대량 매입한 뒤 미국에 유통시키며 차익을 얻는 사업을 구상하게 됩니다.
폰지는 45일 후엔 원금의 50%, 90일 후엔 원금 100%에 달하는 수익 지급을 약속하고 투자자들을 모집하였는데, 투자자들은 약정된 수익금이 들어오자 재투자를 하거나 자신의 지인들을 끌어들여 2차 투자자를 모집하게 되었습니다. 지금의 다단계 같은 방식이었던 셈인데요. 한편 이 소문이 미국 전역에 퍼지며 더 많은 투자자와 자금이 몰려들었고 폰지는 몇 달만에 무일푼에서 막대한 규모의 갑부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이 사업의 실체는 실제 이윤 창출이 되는 것이 아니라 나중에 투자한 사람의 돈으로 먼저 투자한 사람의 수익을 지급하는 금융 피라미드였어요. 게다가 보스턴 우체국에서 폰지가 운영하는 방식의 국제우편 사업을 허용한 전례가 없고, 국제우편 쿠폰 환전에 폰지가 투자자들에게 약속한 기일보다 훨씬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는 의혹을 제기하면서 불안해진 일부 투자자들이 투자금 회수에 나서게 됩니다.
승승장구하던 폰지의 사업은 이로써 순식간에 몰락하여 1920년 8월 결국 파산신고를 하고 사기혐의로 구속되었다가 보석으로 풀려났어요. 이후에도 1925년 플로리다주에 부동산 거품이 일 때 유령회사를 차리고 같은 방식의 사기 행각을 벌이다 다시 구속되어 징역 9년형을 선고받게 됩니다.
이로부터 폰지는 금융 피라미드의 원조로 언급되기 시작했고, '폰지사기'는 다단계 금융사기를 가리키는 대명사처럼 쓰이게 되었습니다.
폰지 사기의 과정
폰지 사기의 과정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아요. 어떤 사기꾼 A가 월 수익 10%를 보장하며 투자자를 모집합니다. 여기에 투자자 B가 100만 원을 투자하게 돼요. 그러면 A는 다음 달 정말로 B에게 10만 원을 배당으로 돌려줍니다. 중요한 건 이 배당금이 어떤 투자 수익이 아니라 B의 원금에서 떼어 돌려주는 것이라는 사실이죠. 배당금 10만 원은 투자자 B를 안심시키고 추가적인 투자자를 모집하기 위한 미끼가 됩니다.
약속대로 배당금은 지급받은 B가 이 수익금을 자랑하며 주위에 선전을 하면 투자자 C, D 등이 생겨나서 또 100만 원씩을 투자하게 돼요. 여기에서 사기꾼 A가 누적 투자금 290만 원을 갖고 잠적해버리면 그만큼이 A의 수익이 되고 B, C, D에게는 피해금액이 되는 것이죠. 성공적인 폰지 사기일수록 규모는 기하급수적으로 커지고, 극초기의 소수 투자자들은 투자 원금 이상의 수익을 얻게 되기도 해요. 하지만 이런 사람들은 결국 이 프로젝트의 신봉자가 되어 자신의 수익을 유지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더욱 많은 사람들을 유인하면서 사기행각의 구렁텅이에 빠뜨려 한 배에 타게 만드는 구조예요.
당연하게도 폰지 사기는 영원히 지속될 수 없습니다. 투자자가 더 이상 늘지 않는 한계점이 분명히 존재하고, 그렇게 되면 기존 투자자에게 지급할 배당금 때문에 누적된 투자금의 양이 점점 줄어들기 시작해요. 이때쯤 되면 사기꾼은 슬슬 남은 돈을 가지고 도망치게 됩니다.
폰지 사기의 특징
폰지 사기의 특징으로는 '변하지 않는 높은 수익률'과 '포트폴리오의 불투명성'을 들 수 있습니다.
시장의 흐름에 따라 수익률이 변하는 것이 당연한 금융투자에서 항상 고수익만을 기록하는 건 거의 불가능한 일이에요. 무작정 고수익을 확신하며 투자를 종용하는 사람이 있다면 일단은 의심을 갖고 지켜봐야 합니다. 폰지 사기의 가장 중요한 점은 늦게 들키는 게 아니라 최대한 단기간에 많은 투자자를 끌어모으는 것입니다.
이 외에도 고수익을 보장한다고 장담하면서 정작 내 돈을 어떻게 굴리고 있는지 포트폴리오를 명확히 알려주지 못한다면 폰지 사기를 의심해봐야 합니다. 포트폴리오가 명확하더라도 지나친 고수익을 약속한다면 의심해봐야 합니다. 폰지 사기의 지속을 위해서는 기존 투자자에게 약속한 수익이 지급돼야 하므로, 초기 투자자들은 잠시 동안은 높은 배당에 즐거워하지만 달콤한 시간은 오래가지 못합니다.
이더리움 창시자, '루나 사태는 폰지 사기'
최근 시가총액 2위의 가상자산 이더리움을 개발한 비탈릭 부테린이 테라 USD(UST)와 루나 폭락 사태에 이는 '폰지 사기'라며 즉각 실험을 중단할 것을 요구했어요.
'알고리즘 스테이블 코인'이라는 명칭은 과장된 선전 용어라고 비판하며 테라의 '20% 이율은 바보 같은 말'이라고 꼬집었습니다.
테라폼랩스의 권도형 최고경영자(CEO)는 스테이블 코인 테라 USD(UST)와 자매 코인 루나를 발행했습니다. 테라는 실물 자산을 담보로 하는 다른 스테이블 코인과는 달리 가상 화폐 루나의 발행량을 조절해 1개당 1달러의 가치를 유지하도록 하는 특이한 알고리즘 방식을 채택했는데요. 테라폼랩스는 테라의 가격이 떨어지는 것을 막기위해 투자자가 테라를 예치하면 연 20%의 수익률을 제공하겠다면서 투자자를 모았죠. 이 이자를 노리는 사람이 많아지면 테라의 인기가 많아지고, 테라의 가격이 오르면 루나의 가격도 함께 오르는 구조예요. 결국 루나가 테라의 가치를 올리고, 테라가 루나의 가치를 올리는 셈이니 이는 폰지 사기와 같은 '돌려막기'와 다름없다는 비판을 받게 된 겁니다.
한편 권도형 테라폼랩스 CEO는 실패한 테라를 없애고 테라 블록체인 코드를 복사해 새로운 네트워크를 만들고 싶다는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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